사회정의 동아리 'Gen Z' 6/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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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stm 10/06/2020 05:18 Read :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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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 전에 마리아(Maria)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그녀는 메도우데일 고등학교 스페인어 교사로 본교의 라틴 아메리카 학생회(Latinx Student Union)를 지도해 오고 있다. 둥지 선교회 이사 중 한 분의 자녀와 대학동창인 관계로 소개를 받아 오래 전부터 이 그룹의 학생들과 교사들이 매년 한 두 차례씩 북쪽 둥지밥상을 섬겨왔다. 올 초에도 밥상을 섬겨주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인해 6월 말에 계획된 식사봉사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메일의 내용은, 자신이 학교에서 사회정의 동아리(Social Justice Club) ‘Gen Z’ 의 지도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동아리에 속한 학생들과 함께 코로나 사태를 겪고 있는 이 지역의 홈리스들을 위해 생필품을 기부 받아 백에 담아 나누어 주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방지해 주는 마스크나 손소독제 뿐만 아니라 스낵과 위생용품 등을 기부 받고자 하는데 학교는 이미 폐쇄되었기에 혹시 교회 주차장을 기부장소(Drop Off)로 사용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 우리가 밥상을 여는 교회는 연로한 교인들이 많아 당분간 교회 내외부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연락을 한 주 전에 받았기에 인근에 있는 선한 목자 침례교회(Good Shepherd Baptist Church) 목사님께 협조를 부탁했다. 목사님은 흔쾌히 협조해 주셨고 어제와 오는 금요일에 두차례 물품 기부를 받는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하에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SNS) 등을 이용해 홍보를 했고 각자 역할을 분담해 필요한 의자, 테이블, 물품 기부상자, 안내문 등을 준비해 와 설치를 했다. 기부를 위해 오는 사람들을 보니 대부분이 그 학교 친구 학생들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회정의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고 감사하다. 이 학생들은 둥지선교회 뿐만 아니라 텐트 시티와 같은 홈리스 기관에 식사봉사와 물품 기부 등을 해왔고 마틴 루터 킹 주니어 기념일과 같은 사회 이슈 운동에 대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해 오고 있다. 다인종 다문화 사회 속에 살면서 자주 접하게 되는 사회경제적 불의, 각종 차별과 편견의 문제에 대해 학창시절부터 생각을 나누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오는 이 아이들이 참으로 귀하게 느껴졌다. 기부하러 온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공놀이도 하며 또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 선생님과 함께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좋았다.

 

지나가던 한 홈리스 친구가 교회 입구에 놓인 간판을 보고 들어왔다. 안면이 있는 친구였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친구라 코로나 이후 둥지사역과 이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홈리스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데 특정 장소에는 가지를 않는다고 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젊은 친구들과 다툼이 싫어서 안 간다는 것이었다. 나이든 홈리스들이 젊은 친구들과 시비가 붙어 많이 다친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아왔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되어졌다. 때로는 서로를 적극적으로 돕지만 때로는 서로를 이용하고 배척하며 심지어 폭력을 일삼는 모습을 보면서 홈리스 사회 속에도 편견과 차별이 없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어느 사회나 주변인들, 인종적 성적 소수자들, 정신 질환 및 각종 중독자들, 장애인들, 위탁가정의 아이들, 한 때 실수로 사회로부터 범죄인이라는 낙인이 찍힌자들, 사회 부적응자들과 홈리스들은 존재한다. 그들이 나와 다르다고, 소수라서,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 지역 사회의 정의를 위해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선생님과 학생들, 교회와 기관들이 서로 협력하는 한 우리 사회는 여전히 건강하고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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